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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sse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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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 1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 라인 1은 6개의 헥사그램 중 가장 아래를 떠받치고 있는 라인이다. (주역의 6괘 중 첫 번째 괘다) 이는 건물의 주춧돌에 비유할 수 있다. 라인 1이 흔들리면 모든 것이 흔들리게 된다.라인 1은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공부란 단지 표면적이고 잡다한 지식을 머릿속에 넣는 것이나 달달 암기하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1번 라인에게 공부는 자기 분야의 가장 심층부에 있는 근본적인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게 과학이든 역사나 예술이든, 해당 분야의 본질부터 탐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술 분야라면, 예술의 정의가 무엇인지,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예술의 역사를 통틀어 어떤 흐름이 있었고 현재는 어떤 시기인지 등이 될 것이다. 1번 라인은 이런 공부가 안되어 있을 때 굉장히 불안정하고 세..
전략과 권위를 따르면 모든 일이 순조로울까? 전략과 권위를 따른다는 건 그때부터 순탄한 길만 걷는다는 게 아니다.말하고 싶은 때 하고, 가고 싶은 데 가고, 하고 싶은 걸 다 하려는 충동을 잠재우고, 원래의 나였다면 몰랐을 타이밍에 원래의 나였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을 하고 내가 가볼 일이 없는 길을 가며 오히려 마인드의 여러 저항을 만나는 일이다. 어떤 때는 모든 일이 순탄하게 펼쳐지는 즐거움이 있지만, 어떤 때는 ‘진짜 이게 맞는 거라고?’라는 의구심이 든다.전략과 권위를 따르면서도 항상 내 마인드가 그 상황을 판단함을 느낀다. ‘이때쯤이면 성과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이 사람이 내게 맞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 조건은 돼야 하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역설적으로 내 마인드의 거대함을 확인한다. 그 생각 속에 결코 답이 없다는 걸 ..
좌절한 제너레이터에게 제너레이터는 이 세계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제너레이터는 이 세계를 건축하고, 일을 만들고, 거기에 모두를 포용한다. 프로젝터인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제너레이터의 세상에서는 그저 들러리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제너레이터가 좌절되어 있다. 내 주변에서부터 저 멀리에 있는 유명 인사까지. 정말로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제너레이터가 얼마나 될까? ‘일’을 통해, 천골의 힘을 올바른 데 사용함으로써 만족하는 제너레이터 말이다. 워라밸이나 조용한 퇴직, 욜로같은 걸 통해서가 아니라 진짜 노동을 통해서 말이다.노동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진정한 만족은 거기서 벗어나 여행지에 가고 가족과 쉬면서 얻는 것이라 여기는 경우도 이제 흔한 것 같다. 하지만 ‘일은 마지못해 하는 것’이라는 이 전제엔 너무나..
그들이 그들의 일을 하도록 내버려두라 - '인생 목적' 우리가 흔히 좋다고 여기는 건 평화롭고 밝은 것이다. 어둡고 험하고, 우릴 찌르고 흔들어 놓는건 뭔가 잘못된 것이고, 교정되서 없어져야 할 것으로 취급된다. 그러나 사람들의 인생 목적을 살펴보다 보면 ‘격변Upheaval’과 같은 게 있다. '아픈 곳을 찌르며 사람들을 가지고 노..
영화를 영화로 보라 며칠 전 핫플이라는 한 술집에 가게 됐다. 거긴 분위기며 인테리어며 음악이며 메뉴며 딱 8~90년대에서 멈춘 듯한 곳이었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거기에 있으니까, 현재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은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스산하고 차가운 지금의 2024년은 잊히고 그 시간에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그 시절의 추억을 그리워하며 거기에 있는 것 같았다. 따뜻하다 못해 뜨겁고, 치기 어리고, 아직 시도해 볼 것들이 많고, 사람들을 결집할 만한 화두가 있고, 인터넷도 없이 허술하지만 좀 더 인간적이라 느껴졌던 그때. 그것이 비단 과거의 추억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객관적으로 과거는 지금과 달랐음을 안다. 우리 테이블에서도 ‘예전엔 좀 더 지지할 만한 큰 정치적 인..
삶을 완성시키는 네 가지 길 우리의 삶은 무엇으로 완성될까? 지금의 분위기로 보면 특히 한국에서는 돈을 많이 버는 것밖에 답이 없는 것 같다. '내가 벌고 내가 즐긴다는 데 뭐가 문제냐.', '돈 많은 집 애들이 더 사랑 넘치고 마음의 여유가 있더라.'는 말은 이런 분위기를 그럴듯하게 합리화시킨다. 물론 물질적 풍요는 휴먼 디자인에서도 너무나 중요한 요소다. 좋은 집과 차, 외적인 것들을 꾸미고 가꾸는 것은 이 땅에서 인간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하나의 덕목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물질계, 마야고, 우리는 구획하고 이름 짓고 확장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 물질적인 것은 또한 영적인 것이다. 그러나 그건 또한 일부일 뿐이다. 나는 (특히 어린 시절의) 삶에서 부유하고 돈 걱정 없이 충분히 누리며 사는 사람들을 많이 접해왔다. 다른..
2023 트랜짓 : 위기와 한계, 완결과 보수주의 명왕성 60.2, 해왕성 36.3이 여전히 있는 가운데 전쟁은 계속 되고 전 세계의 경제적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금리가 내리길 기대하며 부동산을 사고 공실인 상가 건물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위기와 한계가 어디서 오는가를 모르면, 그야말로 끝이 없는 희망 고문이 될 것이다. 36번, 60번 관문은 (2024년 4월 경, 이후 잠깐의 역행을 제외하고는) 둘 다 2025년 1월에 완전히 빠져나간다. 그때까지 큰 틀에서 위기와 한계라는 테마는 지속될 것이다. 36번 관문에 있는 해왕성이 역행하다가, 36.4에 왔을 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일어났다. 당일 태양, 지구는 “긴장” 크로스에 있었다. 이 전쟁은 그래도 언젠가는 나아지겠지…하던 그나마의 기대에 완전히 찬물을 끼얹었다. 이..
2027년을 3년 반 앞두고 산책 중에 문득 내일이 2027년 2월 15일이 되기까지 정확히 3년 반 남은 날이라는 게 떠올랐다. 해당 차트가 들어오기 3년 반 전부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니, 오늘이 이 영향권에 들기 전 마지막 날이다. 순도 100프로짜리 계획의 시대(Cross of Planning, 1615~2027)에 있다면, 오늘 부로 끝난 것이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밤공기는 시원했고, 사람들은 느릿느릿 하천을 거닐고 있었다. 요즘 부쩍 많아진 흉흉한 뉴스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각자는 자신들의 소소한 이야기에 여념이 없었다. 깔깔거리는 딸을 들춰메고 가는 젊은 아빠가 눈에 들어왔는데, 왠지 이런 평범하기 그지없는 장면을 눈에 담아두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이런 장면을 얼마나 오래 더 볼 수 있을까? 일상적인 것은 영원한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