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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디자인/인사이트

삶을 완성시키는 네 가지 길

 

우리의 삶은 무엇으로 완성될까? 지금의 분위기로 보면 특히 한국에서는 돈을 많이 버는 것밖에 답이 없는 것 같다. '내가 벌고 내가 즐긴다는 데 뭐가 문제냐.', '돈 많은 집 애들이 더 사랑 넘치고 마음의 여유가 있더라.'는 말은 이런 분위기를 그럴듯하게 합리화시킨다. 


물론 물질적 풍요는 휴먼 디자인에서도 너무나 중요한 요소다. 좋은 집과 차, 외적인 것들을 꾸미고 가꾸는 것은 이 땅에서 인간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하나의 덕목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물질계, 마야고, 우리는 구획하고 이름 짓고 확장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 물질적인 것은 또한 영적인 것이다. 


그러나 그건 또한 일부일 뿐이다. 나는 (특히 어린 시절의) 삶에서 부유하고 돈 걱정 없이 충분히 누리며 사는 사람들을 많이 접해왔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그야말로 아무 고민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삶에도 종류는 다르지만 마치 총량 보존의 법칙이 있는 듯, 비슷한 수준의 고통과 절망이 있다는 걸 일찍이 알았다.  

요즘 쿼터를 음미하고, 현재의 소식을 접하며 내가 봤던 그 고통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고 있다. 

 

 

 

 

우리는 시간 속에서 만다라를 빙글빙글 도는 존재다. 태양을 비롯한 모든 행성, 모든 시간을 이루는 요소들이 이 만다라에 속해 있다. 우리가 보편성이라 부르는 것들이 이 만다라로부터 나온다. 휴먼 디자인 만다라는 시작Initiation - 문명Civilization - 이원성Duality - 변이Mutation 이 네 개의 쿼터로 나뉜다.

 

세상에 있는 다른 순환 주기를 비교해 보면 대부분 비슷한 느낌을 갖고 있다.  봄 - 여름 - 가을 - 겨울, 기 - 승 - 전 - 결, 초년 - 청년 - 중년 - 노년... 시작되고, 전개되고, 치닫고, 해소된다. 쿼터의 성격이 달랐다면 우리가 경험하는 순환 주기도 달랐을 것이다. 

 

우리는 이걸 삶 속에서 계속 계속 반복하면서 배우게 되어 있다. 시작 쿼터에서 마인드를 통해 세상을 지적으로 배우고, 문명 쿼터에서 물질계의 형체를 다루게 되고, 이원성 쿼터에서 올바른 관계를 찾고, 변이 쿼터에서 변형되어 깨달음을 얻는다. 지식, 물질, 관계, 깨달음. 이것이 우리가 배우게 되어 있고 우리의 삶을 완성시키는 네 가지다. 

 

 


 



그동안 봐 온 여러 삶의 불균형에는 필연적으로 여기에서 뭔가 빠진 것이 있었다. 물질적 풍요만 강조해서 얘기하긴 했지만, 각각 다른 방식으로 결여되어 있었다. 어떤 사람은 삶을 완성시키기 위해 아예 모든 것이 필요 없는 것처럼 세상을 등지고 공부만 하거나, 깨달음을 얻으러 산속에 들어가거나, 따뜻한 가족이나 연인과의 관계가 있으면 내 삶이 완성된 것처럼 여겼다. 그러나 이는 물질적 풍요만 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균형한 것이다.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작은 것 하나 지키기도 어렵다. 돈을 벌고 싶어 하면서도 책 읽기는 뒷전이고, 공간을 치우는 것에도 무심하고, 그냥 당장의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나 만나거나, 주변에 누가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삶이 태반이다. 깨달음의 중요성이 없어진 지는 오래다. 


세상에 대한 제대로 된 배움 없이 얻는 물질적 풍요는 허황되고, 물질적 풍요 없이 얻는 관계는 삐걱댄다. 그리고 변형이 없이는 어떤 멋진 삶도 죽음에 대한 공포와 허무로 마무리된다. 

 

 

 

 


매 쿼터의 마지막은 '네 가지 길'
이란 이름의 크로스로 끝난다. 여기에 '길'이란 이름이 붙은 건 아마도 이것들 각각이 하나하나의 여정이라서가 아닐까 한다. 그 어떤 것도 내려놓아서는 안 된다. 이 길과 저 길을 오가며 삶을 조금씩 완성시켜 나가는 것일 거다. 길에서 배우고, 궁극적으로 여기서 뭔가를 얻어야 한다.  삶을 단단히 받쳐주는 네 개의 여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삶을 완성시킨다.  


사실 어쩌면 이게 그 무엇보다도 어려운지 모른다. 자신이 있는 삶의 바로 그 자리에서 성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삶에서 완성된다는 것은, 엄청나게 많은 균형을 요구하는 일이다. 도망치지 않고, 인내해야 하고, 많은 것을 직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