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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디자인/트랜짓

2023 트랜짓 : 위기와 한계, 완결과 보수주의

 

 

명왕성 60.2, 해왕성 36.3이 여전히 있는 가운데 전쟁은 계속 되고 전 세계의 경제적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금리가 내리길 기대하며 부동산을 사고 공실인 상가 건물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위기와 한계가 어디서 오는가를 모르면, 그야말로 끝이 없는 희망 고문이 될 것이다. 36번, 60번 관문은 (2024년 4월 경, 이후 잠깐의 역행을 제외하고는) 둘 다 2025년 1월에 완전히 빠져나간다. 그때까지 큰 틀에서 위기와 한계라는 테마는 지속될 것이다.

 

 

36번 관문에 있는 해왕성이 역행하다가, 36.4에 왔을 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일어났다. 당일 태양, 지구는 “긴장” 크로스에 있었다. 이 전쟁은 그래도 언젠가는 나아지겠지…하던 그나마의 기대에 완전히 찬물을 끼얹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다른 전쟁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서로 돌아갈 곳이 없는 부족의 전쟁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가 이제 양반으로 보일 지경이다. 이번 하마스의 공격이 하필 이 시점에 일어난 것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개선으로 자신들이 고립될 수 있는 상황과 관련이 크다고 하는데, 이 시기 트랜짓의 태양이 이원성 쿼터에 있는 것, 특히 비장의 두려움 관문들에 들어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거기에 노드가 32.5, 42.5…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완결에 대한 테마가 눈에 띈다. 그러니까 이 시기는 올바른 관계, 실패에 대한 두려움, 생존에 대한 두려움, 위기, 한계, 해결책, 긴장, 2번 라인의 공격성, 완결… 이런 것들이 맞물리는 지점인 것이다. 그동안 끌어왔던 오랜 싸움이 결국 실패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위기감에서 이제 끝장 내자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보통 나는 노드를 내가 속한 창작 업계의 분위기에서 보곤 한다. 42, 32 노드는 확실히 또 한 차례 분위기를 바꿔놓은 것 같다. 내 느낌으로는 28, 27일 때보다는 오히려 차분하다 싶다. 보수적이고 안전함을 지향하는 분위기랄까. 2021년 경 45, 26이 노드에 있던 때를 기억하는데, 그땐 아주 새롭게 뭔가에 뛰어들지 않으면 도태될 것처럼 공포 분위기더니, 지금은 많이들 몸을 사리는 추세다. 최근 2,1이나 28, 27이 노드에 있을 때의 전반적인 우울감도 아니다. 미술 시장에 대해서 물어보면 ‘요즘은 갤러리들, 페어들 다 팔기 어려워.’란 답이 돌아온다. 그냥 그 45, 26의 폭주하던 시기의 거품이 빠진 것이다. 원래 부자였던 사람들은 변함이 없는데, 부동산 투기하듯 그림을 사던 사람들이 지갑을 닫은 것이다.

 

노드의 폭주를 틈타 반짝 하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는지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면서 늘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대세에 휘말리지 않고 그냥 꾸준하게 자기 일 했던 사람들이 신기하게도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관객들도 매번 새로운 혁신이 나올 때마다 바뀌는 대세에 질리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게 앞으로의 시장을 지배할거라며 떠들던 것들이 한 3년 새에 대부분 속절없이 사라진 것을 봤기 때문이다. 새로울 수는 있지만, 오래 가지는 않는다. ‘뭐가 변형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해 ‘무언가를 완결한다는 것’이 답으로 느껴지는 시기로 보인다. 꾸준함이 미덕이 되고 보상이 되는 시기다. 물론 여기 비자아 완결, 비자아 보수주의도 판을 치겠지만. 이 또한 곧 다른 장면으로 바뀔 것이다. 이것이 무대 장치다. 이 세상은 여러 개의 만다라가 겹쳐 돌아가는 영화다. 다음 노드는 2024년 1월에 들어오는 57, 51이다.  노드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조금은 보이는 듯 하다. 

 

위기가 가중되며 사람들은 매우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 호주나 미국도 그동안 다문화에 관대했던 정책을 버리고 있다. 호주에선 원주민을 대변할 헌법 기관을 인정하는데 국민의 60프로가 반대했다고 한다. 여러가지 원인 중 하나는 경제 위기다. 자기들도 힘든 것이다.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은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있다. 분명 지금 이 세상은 싸우고 차별하던 때로 돌아가고 있다. 이전 몇 십년 동안 얼마나 유례없이 따뜻하고 각별한 시대를 살았는지 알 것 같다. 이제 곧 그 따뜻함을 우리가 사는 동안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보게 되어 있는 영화다. 위기 상황도 그렇고, 주변의 분위기도 그렇고. 여기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

 

전략과 권위의 가치를 이런 시기에 깨닫게 된다. 두려움이 생기지 않는 건 아니다. 그래도 여전히 믿는 구석이 있어 괜찮다. 전략과 권위를 따르면 그런 두려움과는 관계 없는, 자신의 기하학에 의해 움직이게 되어 있다. 그래서 이 어두운 영화를 감상하면서도 그냥 지나가도록 내버려 둔다. 이 영화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지만, 전략과 권위를 따르는 사람을 어떻게 할 수는 없다.

 

(2023.11)

 

 

*아직 트랜짓을 오류 없이 해석할 역량이 되지 않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