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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디자인/실험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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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과 권위를 따르면 모든 일이 순조로울까? 전략과 권위를 따른다는 건 그때부터 순탄한 길만 걷는다는 게 아니다.말하고 싶은 때 하고, 가고 싶은 데 가고, 하고 싶은 걸 다 하려는 충동을 잠재우고, 원래의 나였다면 몰랐을 타이밍에 원래의 나였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을 하고 내가 가볼 일이 없는 길을 가며 오히려 마인드의 여러 저항을 만나는 일이다. 어떤 때는 모든 일이 순탄하게 펼쳐지는 즐거움이 있지만, 어떤 때는 ‘진짜 이게 맞는 거라고?’라는 의구심이 든다.전략과 권위를 따르면서도 항상 내 마인드가 그 상황을 판단함을 느낀다. ‘이때쯤이면 성과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이 사람이 내게 맞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 조건은 돼야 하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역설적으로 내 마인드의 거대함을 확인한다. 그 생각 속에 결코 답이 없다는 걸 ..
2027년을 3년 반 앞두고 산책 중에 문득 내일이 2027년 2월 15일이 되기까지 정확히 3년 반 남은 날이라는 게 떠올랐다. 해당 차트가 들어오기 3년 반 전부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니, 오늘이 이 영향권에 들기 전 마지막 날이다. 순도 100프로짜리 계획의 시대(Cross of Planning, 1615~2027)에 있다면, 오늘 부로 끝난 것이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밤공기는 시원했고, 사람들은 느릿느릿 하천을 거닐고 있었다. 요즘 부쩍 많아진 흉흉한 뉴스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각자는 자신들의 소소한 이야기에 여념이 없었다. 깔깔거리는 딸을 들춰메고 가는 젊은 아빠가 눈에 들어왔는데, 왠지 이런 평범하기 그지없는 장면을 눈에 담아두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이런 장면을 얼마나 오래 더 볼 수 있을까? 일상적인 것은 영원한 것이..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 '내부 권위 없음' 나는 내부 권위가 없고, 목 미정에 G 센터 오픈인 프로젝터다. 휴먼 디자인 실험을 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 전략과 권위(내부 권위에 대한 시행착오), PHS를 따르고, 미정 영역을 존중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면서 느끼는 것은, 무엇을 하기보다는 무엇을 하지 않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선택지가 있다. 매력적이고 함께하고 싶은 사람, 내 흥미를 돋우는 일, 마트에 진열된 온갖 물건과 맛있는 음식…. 그런데 이것들은 대부분 내 것이 아니다. 실제로 디자인상 한 사람에게 허용되는 건 너무나 적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이고, 먼저 말을 걸지 않고, 초대를 통해서만 움직이고, 누가 소개해 준 카페만 다니고, 내 몸에 맞지 않는 건 먹지 않는다. 절대 완벽하지는 않다. 그러나 지금 내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