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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디자인/디자인

좌절한 제너레이터에게

 


제너레이터는 이 세계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제너레이터는 이 세계를 건축하고, 일을 만들고, 거기에 모두를 포용한다. 프로젝터인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제너레이터의 세상에서는 그저 들러리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제너레이터가 좌절되어 있다. 내 주변에서부터 저 멀리에 있는 유명 인사까지. 정말로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제너레이터가 얼마나 될까? ‘일’을 통해, 천골의 힘을 올바른 데 사용함으로써 만족하는 제너레이터 말이다. 워라밸이나 조용한 퇴직, 욜로같은 걸 통해서가 아니라 진짜 노동을 통해서 말이다.


노동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진정한 만족은 거기서 벗어나 여행지에 가고 가족과 쉬면서 얻는 것이라 여기는 경우도 이제 흔한 것 같다. 하지만 ‘일은 마지못해 하는 것’이라는 이 전제엔 너무나 많은 부정적인 감정이 녹아 있다.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자신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일이 궤도에서 이탈한 채로 존재의 만족이 있을 수 있을까?


그 사람이 아무리 가진 게 많고 따뜻한 인간 관계 속에 있다 한들, 나는 그의 뒤에서 너무나 깊은 우울과 슬픔을 본다. 그건 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가?’ ‘온 힘을 다해 살고 있는데 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은 뭔가? 뭐로 채울 수 있는가?’ 이 슬픔은 밖으로 고스란히 느껴진다. 말로 나오는 게 아니다. 주파수로 나오는 것이다.
 

만족스러운 데 쓰이지 못하는 천골 에너지가 자신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해롭다는 것을 제너레이터 스스로는 모른다. 하지만 그 주파수는 나같은 사람을 아프게 한다. 그건 정말로 영향이 크다. 우리 전체는 제너레이터가 생성한 장 안에서 살고 있다.
 

좌절된 제너레이터를 볼 때면 그 사람이 정말 만족스러운 곳에서 행복하게 일하는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그러면 그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그는 스스로 가망성이 없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나는 그가 자신에게 꼭 맞는 위치에서 최대치의 잠재성을 뽑아내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44번 관문(인사 관리자의 관문으로 사람들의 잠재성을 알아보는 재능이 있다)을 성격체 태양에 가진 프로젝터로서, 나는 모두에게 자신에게 적합한 자리가 있고, 에너지를 써야 할 적재적소의 자리가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세간의 좋은 직업은 뭐고 이걸 하면 돈이 좀 된다는, 수없이 많은 메시지에 홀려있기 때문에 엉뚱한 곳에서 에너지를 낭비한다. 자신의 자리는 있다. 멀리 온 만큼 시간이 걸리겠지만 돌아가고 싶으면 언제든 다시 길을 되돌아갈 수 있다.  
 

제너레이터가 자신으로 살면 ‘만족’이라는 삶의 보상이 주어진다. 만족은 추상적인 게 아니다. 천골의 꾸밈없는 소리로 알 수 있다. 천골이 만족할 때 나오는 특유의 즉각적인, 꿍얼거림같은 뭉근한 소리가 있다. 꽤 귀엽고 기분 좋은 소리다. 만족한 제너레이터를 보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물론 더 본질적인 것에서 나오는 만족을 보고 싶다. 이 세상에서 자신에게 딱 맞는 자리에서 딱 맞는 일을 하며 얻는 만족. 진동하는 에너지를 적재적소에 쓰는 만족. 일과 삶이 하나가 되는 만족. 전체성 안에서 주어진 역할을 실현하는 것에서 오는 만족. 그런 제너레이터가 많아지고, 그렇게 사는 것이 모두에게 당연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