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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디자인/실험 일지

전략과 권위를 따르면 모든 일이 순조로울까?

 

 

전략과 권위를 따른다는 건 그때부터 순탄한 길만 걷는다는 게 아니다.


말하고 싶은 때 하고, 가고 싶은 데 가고, 하고 싶은 걸 다 하려는 충동을 잠재우고, 원래의 나였다면 몰랐을 타이밍에 원래의 나였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을 하고 내가 가볼 일이 없는 길을 가며 오히려 마인드의 여러 저항을 만나는 일이다. 


어떤 때는 모든 일이 순탄하게 펼쳐지는 즐거움이 있지만, 어떤 때는 ‘진짜 이게 맞는 거라고?’라는 의구심이 든다.


전략과 권위를 따르면서도 항상 내 마인드가 그 상황을 판단함을 느낀다. 


‘이때쯤이면 성과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이 사람이 내게 맞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 조건은 돼야 하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역설적으로 내 마인드의 거대함을 확인한다. 


그 생각 속에 결코 답이 없다는 걸 떠올린다. 내가 생각한 대로 일이 되어가고 있는가? 라고 물어볼 때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그건 뭔가 잘못된 것이다.


올바른 삶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삶이다. 내 생각에 진실이 없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이해하고, 그래서 무력감을 느끼고 마인드를 다시 승객의 자리로 되돌릴 수 있는 삶이다. 마인드가 뒷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는지, 혹은 운전대를 잡으려고 급발진하는지 자주 확인해 봐야 한다.


이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전략과 권위를 따르는 삶엔 저항이 없지만 언제나 마인드의 저항이 남아있다. 내가 쌓아온 관념을 깨야 한다는 과제가 항상 따라다닌다.